이경규 철면피 방송의 방송 낯뜨거운 '일본프로 베끼기'

방송 낯뜨거운 '일본프로 베끼기'

동아일보 1996년 8월 10일 19면 문화면 기사 



'TV쇼 진품명품' '일밤' 등 3사 모두 앞다퉈 모방 

무대세트-진행방식 거의 똑같아, 인력부족 핑계 독창적 기획 외면 



광복절을 앞두고 각 방송국들이 일제치하의 참상을 폭로하는 

각종 기획특집들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여전히 일본 프로그램들을 표절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일본 프로그램 베끼기는 공중파 방송3사 모두가 해왔다. 


KBS의 경우 시청자들이 들고 온 골동품의 시가를 감정해 주는 

'TV쇼 진품명품'은 TV도쿄의 '무엇이든 감정단'으로부터 

출연진 구성과 감정가 측정방식을 빌려왔다. 

같은 방송국의 '행운의 일요특급'에서 얼마전까지 마련되어 있던 

'행운의 스파크맨'이라는 코너는 

전기 스파크봉을 사용해 미로를 통과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일본 TBS의 '이것이 된다면 1백만엔'을 베낀 것이었다. 


또한 '도전 지구탐험대'는 일본 니혼TV의 '감동 익스프레스'로부터 

연예인들을 세계 각처로 보내 색다른 체험을 하게 한다는 

기획 및 진행방식을 차용해 왔다. 

MBC의 경우 '일요일 일요일 밤애'가 대표적인 베끼기 프로그램, 

이 프로의 '한판승부'는 TBS의 '금요TV의 별'에 나오는 

'프레셔 프레셔'라는 코너를 베낀 것이다. 


'이경규가 간다' 코너 또한 TBS의 '전파소년'을 베낀 것. 

'전파소년'에서는 일본 인기 코미디언인 마쓰무라가 나와 일본 정치인들과 

저명 연예인들을 기습 방문한다. 

SBS의 생활정보 프로그램인 '정보특급 금요 베스트텐'은 

니혼TV의 '소문의 텐 베스트쇼'와 무대세트 배치, 진행방식 등이 거의 똑같다. 


 


이같은 일본 TV프로그램 표절은 

PD나 구성작가 개인 차원에서 탐색해 이뤄지기도 하며 

방송국 편성팀에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모 방송국 편성정책팀은 지난 5월 말과 7월 초 '일본 TV프로그램 녹화테이프 목록'을 작성, 

방송사 내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 목록들을 보면 1백여 편에 이르는 일본 각 방송사 프로그램들의 내용을 

상세하게 요약하고 있다. 


일본 프로그램 표절이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 

일선 PD들은 '현재의 방송제작 인력은 독창적인 프로그램 기획을 

왕성하게 해나가기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기획 차용은 전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자책감이 들기는 하지만 손쉬운 일본 프로그램들을 먼저 표절하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일본 프로그램 표절에 대한 저항감도 없어져 

'한판승부' 같은 코너의 경우 같은 방송국 옴부즈만 프로그램에서 

일본 프로그램 원본 화면과 비교해 

모방을 지적한 바도 있지만 계속되고 있다. 


하이텔 가입자 전승원(ID sugoi)씨는 

"위성방송을 통해 니혼TV의 한 쇼프로가 KBS 코미디프로의 

일본 프로 표절 사실을 공개하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을 보고는 

낯이 달아올라 지켜볼 수 없었다"며 통신망에 털어놓았다. 


방송전문가들은 "이같은 표절은 저작권 시비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기획단계에서 외국 프로들을 '참조'하는 것은 권장할 만 하지만 

아이디어들을 한차원 높여 우리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https://blog.naver.com/focve52we/22062389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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