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입력시간 : 2007-12-30 오후 4:01:27
“리더가 설치면 조직은 침묵한다”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중앙SUNDAY

Q: 어떤 사람을 형편없는 리더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고란 밀리치)

A: 언젠가 뿌리깊은 ‘상사 혐오증’을 보이는 직원들 얘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참 논란이 많았던 글이죠. 그런데 나쁜 상사들에 대해선 제대로 쓴 적이 없네요. 이번 기회에 흔히 접하게 되는 잘못된 리더십의 몇 가지 유형을 정리해 봅시다.

첫째, 무엇이든 다 아는 체하며 나서는 리더들입니다. 가장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경우지요. 그들은 세상과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당신이 이런 저런 일을 했을 때 어떤 역풍을 맞을 수 있는지, 왜 제품의 사소한 부분도 바꿔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떠들어댑니다. 심지어 당신에게 어떤 차를 타야 한다고 간섭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허풍이 맞아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들 스스로가 나쁜 인성의 희생자가 됩니다. 당신과 당신의 회사 또한 희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류들은 단순히 눈꼴사나운 정도가 아니라 아주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습니다. 자연히 회사 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솟구치고, 이를 토론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어떤 한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다 해서 혼자 사업을 이끌어갈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나서기 좋아하는 리더가 있는 조직에는 오로지 침묵만 흐르게 됩니다.

모든 걸 간섭하는 리더들이 너무 나서서 탈이라면 너무 나서지 않아 탈인 리더들도 있습니다. 형편없는 리더의 두 번째 유형인데요, 바로 남과 섞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부류는 조직원들과 함께 협력해서 일하는 것보다는 사무실 문을 닫아놓고 혼자 있는 걸 편안해 합니다. 물론 그런 리더들도 회의에 참석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기 방에서 컴퓨터 들여다보는 데 시간을 보내고, 성가시고 사람과 부딪쳐야 하는 일들은 인사부서 담당자에게 떠넘겨 버립니다.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이런 부류의 리더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조직원들을 고무시키지 못합니다. 이건 큰 문제입니다. 리더는 결국 조직원들이 무엇을 하도록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하자면 그들에게 끊임없이 열정을 불러일으켜 줘야 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비열한 성격이거나, 부하를 학대하거나, 지독히 둔감하거나 혹은 셋 모두인 경우입니다. 이런 리더들은 대개 부하를 닦달해 성과를 내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이런 파괴적인 인성으로는 사람들의 신임을 얻지 못합니다. 이런 리더들은 결국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물론 당신이 바라는 것처럼 빨리 무너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단점을 발견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그렇게 됩니다.

네 번째 유형은 이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입니다. 조직원들에게 너무 잘 보이려 하는 경우지요. 보통 이런 사람들은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습니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예스’만 연발합니다. 자연히 사무실은 혼란에 빠지고 이를 바로잡는 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곤 합니다. 이런 리더들은 흔히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자기 변명을 하곤 하지요. 하지만 사실은 겁을 내는 겁니다.

마지막 유형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요도를 따져 구별을 지을 배짱이 없는 리더들이죠. 모든 투자와 사람이 동일한 성과를 거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습니다.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여기저기 분산시켜 버립니다.

특히 사람의 문제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들은 개개인의 성과를 엄밀하게 평가하는 대신 모든 직원에게 “잘했다”고 하고 맙니다. 보상을 할 때도 최고와 최저의 차이를 크게 내지 않습니다. 이런 평등주의적 접근을 두고 ‘인간적이다’ ‘공평하다’고 포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나약함일 뿐입니다. 그런 리더십으로는 기업을 번성시키고 직원들을 성장시킬 수 없습니다.

형편없는 리더들이 이 칼럼을 읽는다고 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떤 유형이든 공통적으로 자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의 보스가 위의 유형들에 속한다면 부디 마음을 다잡으시길. 그리고 당신이 리더가 됐을 때, 뭘 하지 말아야 할지 반면교사로 삼길 바랍니다.

정리=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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