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망치는 방법' CIA의 스파이 지침

 


 

입력 : 2015.11.02 19:20

 


 

 

“이미 결정된 사항을 다시 끄집어내 의문을 제기하라” “모든 규정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적용하라”

어쩌면 이렇게 해서 동료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스파이’일지 모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기밀 해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를 인용해 CIA가 전시(戰時) 스파이에게 이런 지침을 내렸다고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IA는 2차 대전 중인 1944년 ‘간단한 방해 공작 현장 매뉴얼’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적대국에 침투한 스파이가 일터에서 할 수 있는 방해 공작들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적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조직을 망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CIA가 ‘공식 인증’한 방해 공작은 어떤 행동일까. 우선 일을 질질 끌라고 했다. 긴급할 때 갑자기 회의를 열자고 하거나, 가능한 모든 사항을 “좀 더 고민해 보자”며 위원회로 넘기라고 제안했다. 논의가 길어지도록 위원회는 최대한 많은 인원으로 구성하고, 5명 이하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회의에서 가능한 한 길게 말하고, 일화나 개인적인 경험을 줄줄 늘어놓으라고 했다.

전형적 보신(保身)주의로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도 좋은 방해 공작으로 꼽혔다. 사안이 업무 영역에 벗어나는 것은 아닌지, 윗선의 뜻과 충돌하지 않는지 계속 따지는 것이 좋은 예다. 보고서는 모든 요청을 문서로 만들어 보내라고 요구하고, 회의록 등 문서의 사소한 표현이 정확한지에 대해 옥신각신하라고 했다.

서류 양식을 채우라고 하면 글씨를 불명확하게 쓰거나, 한두 항목을 빠뜨려 보내는 등 은근히 멍청한 척하는 것도 동료들 속 터지게 하는 방식으로 권장됐다. 상사의 지시는 못 알아들은 척하고, 가능한 어물쩍 넘기라고 했다. 특히 일을 언제까지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애매하게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직장 동료와는 되도록 사이좋게 지내되, 마치 내부 소식통이 있는 것처럼 굴며 뜬소문을 퍼뜨리라고 제안했다.

일이 잘 안 풀릴 땐 어떻게 해야 될까. 보고서는 단호하게 ‘연장 탓’을 하라고 권했다. “성과가 형편없으면 나쁜 도구 탓을 하라. 끊임없이 불평하라”는 것이다.

CIA는 이런 행동이 “미묘하지만 매우 파괴적”이라 했다. 그러나 인디펜던트는 “웬만한 직장에서 이런 일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영국 네티즌도 “마치 우리 직장 이야기 같다. ‘스파이’(?)가 그렇게 많았나”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02/20151102031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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